리모컨을 던질 뻔한 순간, 왜 우리는 ‘진짜’ 감정일수록 카메라가 멀어지는 걸까
지난주 수요일 밤, 드라마 속 인물이 눈물을 삼키며 혼잣말을 할 때 카메라는 천천히 뒤로 빠졌어요. 마치 ‘이제 그만 보는 게 예의야’라고 말하듯. 그런데 왜 이렇게 감정이 무르익을수록 화면은 차가워지는 걸까. 감정의 깊이를 보여주려는 게 아니라, 그 감정을 ‘감싸내리려’는 연출이 더 많아진 것 같아요. 카메라가 멀어지는 건 관객을 배려한 거라고들 하지만, 때론 그 거리감이 공감을 가로막는 것 같아 아쉬워요. 최근 본 드라마 중에서 감정을 가장 솔직하게 들이밀었던 건 오히려 카메라가 숨소리까지 잡아내던 장면들이었거든요.
그 장면, 카메라가 뒤로 물러서는 순간 오히려 숨이 막히던데요. 마치 혼자 울고 있는 사람 등 뒤에서 멀뚱히 서 있는 기분이에요. 근데 그 드라마, 눈물 삼키는 장면 다음 이어진 침묵 속에서 컵이 덜그럭거리는 소리까지 잡았었죠? 그게 더 오래 남더라고요.
그 장면에서 카메라가 멀어진 게 아니라, 등장인물이 화면 밖으로 사라질 만큼 작아지는 느낌을 받았어요. 마치 감정의 무게를 혼자 짊어지게 놔두는 것처럼. 몽글바다님이 말한 ‘감싸내리기’보다는 ‘격리시키기’에 가까운 연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