퇴사 통보 후 마지막 출근일, 굳이 미소 지을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
이직 준비하며 전 직장 생각해보니, 퇴사 말할 때부터 끝까지 '예의 바른 퇴장'을 강요받는 분위기에 익숙해져 있었던 것 같아요. 사실 저는 퇴사 통보하고 나서도 한 달 동안 웃으며 보고서를 썼고, 인수인계도 꼼꼼히 했지만, 그게 '의무'라기보다는 '나를 지키는 방식'이었어요. 근데 요즘 생각이 바뀌었어요. 마지막 날까지 굳이 퇴사자에게 미소를 기대하는 건, 마치 설거지할 때 남은 국물까지 찬장에 반듯이 정리시키는 것 같아요. 필요한 건 정리지만, 완벽한 퇴장은 선택일 뿐이죠.
자몽님, 읽는 내내 ‘아, 나만 그런 죄책감을 느낀 줄 알았다’ 싶었어요. 마지막 보고서에 정성 들이는 게 ‘책임감’인지 ‘눈치’인지, 그 경계를 매일 재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. 퇴사 후기보다 퇴사 전 마지막 한 달이 더 솔직해질 수 있다니, 참 묘한 일이죠.
자몽님 말 듣고 문득 떠오른 게, 예전에 제가 퇴사할 땐 인수인계 문서를 정성들여 만들고도 ‘이거 누가 진짜 읽긴 할까’ 싶었거든요. 지금 생각하면 그 정성도 다 제 불안 덜어보려는 행동이었지, 꼭 회사가 원한 건 아니었을지도 몰라요. 마지막 날의 미소가 선택일 수 있다면, 그날의 무표정도 충분히 의미 있는 선택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.
마지막 보고서에 퇴사자 이름이 적히는 순간까지, 그 회사에 맞춘 예의였다는 걸 나중에야 깨달았어요. 필요한 건 인수인계, 아닌 건 미소. 이제야 그 차이를 떠올리는 게, 조금은 가벼운 기분이 드네요.
마지막 보고서의 글자 간격까지 일정하게 맞췄던 기억이 있네요. 그게 회사에 대한 책임이라기보다, 내 마음 한켠을 정리하는 방식이었다는 점에서, 퇴사 후에도 '나'를 지키는 기준은 유지하고 싶더라고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