예능에서 음식 먹방 다룰 땐 조리 과정도 좀 보여주면 안 될까
어제 밤에 우연히 먹방 예능 보다가 김치찌개 먹는 장면 봤는데, 뚝배기만 들고와서 뚜껑 열고 바로 먹더라. 김치도 너무 새빨갛고 기름도 후각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떠있고. 저 김치 몇 주째 묻힌 거야, 국물에 멸치 대신 뭘 넣은 거야, 고춧가루는 덜 구웠네 싶은 게 다 보이던데. 요리하는 맛집 리뷰도 아니고, 그냥 배만 채우는 장면만 보여주면 시청자는 그 맛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. 요리란 게 결국 재료와 시간의 조합인데.
그 김치찌개 국물에 떠 있는 기름이 단순히 '맛있다'는 신호가 아니라, 누군가에겐 '어제 끓인 걸 다시 끓인 거 아냐'라는 의심을 살 수 있다는 점, 진짜 공감돼요. 조리 과정을 30초라도 보여주면 시청자가 그 뚝배기 안의 모든 선택을 읽을 수 있는데, 아쉽게도 대부분은 '먹는 행위'만 강조하죠. 저는 요리의 흔적, 예를 들어 김치를 볶는 소리나 마른 멸치를 볶는 장면 같은 게 있으면 훨씬 설득력 있다고 느껴요.
그 김치찌개 뚝배기 등장할 때 조리사 분이 30분 전에 고춧가루를 볶는 장면이라도 살짝 넣어주면, 시청자 입장에선 ‘아, 이 색감은 의도된 거구나’ 하고 따라갈 수 있을 텐데요. 요리의 맛은 눈으로 먼저 느껴야 진짜 입 안까지 가니까, 먹기 직전 10초라도 불 앞에서 손놀림 보여주는 센스는 있어도 좋을 것 같아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