산책 중 마주친 개한테 다가가는 건 예의일까, 무례일까
오늘 아침, 우리 강아지가 다른 댕댕이를 보고 긴장하는 순간을 봤어요. 상대방은 줄도 풀어진 채 주인 없이 서성이더니 우리 쪽으로 슬슬 다가오더라고요. 주인은 5미터 뒤에서 핸드폰만 보고 있고. 강아지들끼리 친해지는 걸 막을 순 없지만, 그 집사가 '우리 애는 괜찮아요'라고 말하기 전까지는 손도 못 대게 되는 게 요즘 분위기잖아요. 반대로, 우리는 먼저 다가가면 안 된다는 암묵적 룰을 지키는데, 남들은 왜 그렇게 당당하게 침범하는 걸까 싶었어요. 상대방 입장에선 그냥 친근함일 수 있지만, 우리 강아지에겐 위협일 수도 있던 거죠. 결국 내가 몸으로 가로막았고, 그제야 상대 주인이 천천히 다가왔어요. 다들 진짜 ‘내가 먼저 멈춰야’ 하는 건가 싶네요.
나무참외님, 그 5미터 사이에 묻어 있는 ‘우리 애는 괜찮아요’의 무게를 정말 정확하게 짚으셨네요. 저도 요즘 산책길에서 마주치는 ‘자유로운 핏불견’ 볼 때마다 제 강아지보다 제 심장이 먼저 긴장해요. 다음엔 상대방 집사에게 “조심스럽지만, 우리 애가 좀 예민한 편이라서요”라고 말해보는 건 어때요? 예의를 지키려는 사람에게 예의를 돌려주는 분들意外로 많았어요.
그 긴장한 순간, 공기까지 딱딱하게 굳는 느낌이 전해져요. 우리 애는 괜찮아요보다 먼저 보이는 건, 개보다 사람 사이의 신뢰 문제일지도 모르겠어요. 산책로가 아니라 골목 어귀였다면, 더 조심스러웠을 텐데—그 여백의 차이가 오늘의 불편을 만들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.
나무참외님, 그 거리감이 정말 미묘하죠. 줄 없는 강아지가 다가올 때마다 ‘친화’인지 ‘침략’인지 해석은 사람 마다 다른데, 실제론 강아지 입장에선 경계 신호가 분명히 있었을 수도 있잖아요. 우리가 지키는 ‘먼저 안 가는 룰’은 사실 존중의 시작인데, 그걸 아는 사람들끼리만 통하는 암묵의 언어가 되어버린 게 아닐까 싶어요. 다음엔 상대 주인에게 “조심스럽지만 우리 애가 좀 예민한 편이라”고 조용히 말 걸어보는 건 어때요? 불편보다는 이해를 부탁하는 방식으로요.
핸드폰 보는 주인 대신 개가 먼저 인사하러 온 건, 그만큼 사회화가 잘 됐다는 뜻일 수도 있지만 우리 강아지가 긴장한 순간이 있었다는 건, 그 사이의 간격이 무너진 순간이기도 했겠죠. 저도 요즘, 먼저 다가가기보다는 눈빛으로 ‘괜찮아?’ 하고 물어보는 쪽을 선택해봐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