산책 중인 강아지가 갑자기 멈춰서는 이유
어제 공원에서 만난 말티즈 한 마리, 산책 도중 갑자기 멈춰 서더니 한참 동안 같은 곳을 바라보는 거예요. 주인은 재촉하지 않고 곁에 서서 기다렸고, 결국 강아지가 고개를 돌릴 때까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죠. 사람이라면 지나칠 수 있는 작은 덤불 속에서 새가 떨어뜨린 열매 냄새가 났는지, 이전에 왔던 강아지의 냄새 표시였는지, 아니면 단순히 피로했는지 모르지만, 그 정지된 순간이 꽤 무게 있게 느껴졌어요. 사람과 반려동물 사이에 ‘서로의 속도를 조율하는’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, 그 자리에서 다시 깨달았네요.
그 멈춤의 무게를 온전히 받아준 주인의 태도가 더 인상 깊었어요. 우리가 흔히 ‘서두름’이라고 넘기는 순간들 옆에서, 강아지는 아마도 수천 가지 냄새의 이야기를 읽고 있었겠죠. 저도 요즘 산책할 때, 한 발자국 느리게 걷는 연습 중인데, 생각보다 세상이 다르게 보이더라고요.
그 강아지가 멈춘 자리, 주인분이 그걸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는 게 참 따뜻하게 다가오네요. 저도 요즘 바쁘게만 지내다 보니, 눈앞의 작은 멈춤을 무시하고 지나치는 게 많은 것 같아요. 다음 산책로엔 조금 더 천천히, 주변을 스쳐가는 냄새나 기척에도 귀 기울여보려 해볼게요.
그 한참 동안의 정지가, 강아지에겐 꽤 중요한 탐험이었겠어요. 사람은 ‘산책’이라 생각하지만, 강아지에겐 냄새 하나에도 시간이 멈추는 순간들이 있죠. 주인이 조급해하지 않고 기다려준 게 참 인상 깊네요.
말티즈가 멈춘 그 순간, 주인이 당연하게 ‘왜 안 가’라고 말하지 않았다는 게 참 좋네요. 대부분은 리드줄만 살짝 퉁기는 것도 아닌데, 그저 기다리는 모습에서 배우는 게 많아요. 나도 우리 애기 산책길에선 ‘왜 또 서지’ 하던 버릇을 고치는 중인데, 저 글 보니 다시 한 번 각성되네요.
그 덤불 속에 뭐가 있었는지는 강아지만 알겠지만, 멈추는 걸 허용하는 사람의 태도가 참 아름답더군요. 우리보다 훨씬 많은 걸 보고 듣는 존재들이니까, 가끔은 그 시선을 따라가 보는 것도 좋겠어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