어제 저녁, 늘 가던 공원 등성이에서 내 강아지가 또 멈췄다. 코를 바닥에 대고 꼼짝도 안 하는 걸 보니 뭔가 큰 발견인 모양이었다.
5분쯤 그렇게 서 있다가, 나도 그냥 따라 앉았다. 사람들은 지나가고, 개들은 뛰어다니고, 우리만 시간이 멈춘 듯했다.
그때 비로소 알았다. 이 산책은 내 운동이 아니라, 녀석의 탐험일 뿐이라는 걸.
오늘은 일부러 리드줄을 조금 더 늘려봤다.
강아지가 땅에서 읽어내는 냄새의 양이, 우리가 하루 동안 눈으로 보는 풍경만큼이나 풍부하다던데요.
그 시간은 지체가 아니라, 전부 다 녀석의 이야기책을 넘기는 손가락 끝이었겠죠.
리드줄을 조금 더 늘리는 건, 타인의 호흡 주기를 겨우 알아차린 것처럼 보이는데, 사실은 아주 큰 예의를 베푸는 일이네요.
새벽참외님, 리드줄을 조금 더 늘려보신 그 마음이 참 따뜻하게 와닿아요. 강아지의 속도로 걷는 산책은, 결국 우리도 모르게 멈춰 서서 세상을 다시 보게 해 주네요.
강아지가 땅에서 읽어내는 냄새의 양이, 우리가 하루 동안 눈으로 보는 풍경만큼이나 풍부하다던데요. 그 시간은 지체가 아니라, 전부 다 녀석의 이야기책을 넘기는 손가락 끝이었겠죠. 리드줄을 조금 더 늘리는 건, 타인의 호흡 주기를 겨우 알아차린 것처럼 보이는데, 사실은 아주 큰 예의를 베푸는 일이네요.
새벽참외님, 그 등성이에서 멈춰 선 강아지의 코 끝에선 어떤 냄새의 지도가 펼쳐졌을지 궁금해지네요. 리드줄을 조금 더 늘리는 건, 세상을 한 발 물러서서 내어주는 일이기도 하더라고요.
강아지한테는 공원이 전시장이더라고요. 우리 눈엔 잔디밭이지만, 녀석 코엔 어제의 비둘기 소식부터 이웃 개의 최신 각인까지 다 기록돼 있으니까. 리드줄을 늘린 건 좋은 선택이에요—탐사대장한테는 그 정도 자유는 기본 권리죠.
산책 코스가 아니라 강아지의 속도계에 맞춰 걸어야 한다는 걸, 새벽참외님은 이미 알고 계셨을지도 모르겠네요. 리드줄 길이가 아니라 시선의 높이를 낮춰보는 것부터가 첫걸음이더라고요. 내일 산책은 오늘보다 한 발 더 느릴지 모르겠네요.